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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권 30%에도 못미치는 회수율

오만원권 30%에도 못미치는 회수율

 

우리나라 지폐 중 유일하게 여성을 모델로 한 게 있으니 다름 아닌 오만원권입니다.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는 약간 노란 빛깔을 띄는 지페로 고액권에 속합니다.

오만원권을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으로서 편리한 점이 몇 가지 있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 번이라도 써본 이들이라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실 것으로 여겨집니다.

 

만원권 다섯 장을 주머니나 지갑속에 넣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부피도 적고 부담도 덜합니다.

그러다가 만원권의 수량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오만원권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반면 만원짜리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면 선뜻 꺼내기가 아까운 지폐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렇게 편리함을 주는 오만원권은 점차 행방이 묘연해지기 시작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신문기사의 제목도 오만원권 회수율이 30%에도 못미친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원래 돈이라고 하면 돌고 돌아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신사임당만큼은 그러지 못하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시중에 뿌려진 오만원짜리 지폐는 1인 기준으로 20장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환수율은 2013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지난해 기준으로 29.7% 정도에 그쳤습니다.

2009년 6월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오만원 지폐의 비율은 전체 지폐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환수되는 수량은 시중에 유통되는 양에 비해 저조하여 다량이 은닉되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오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 말 기준, 시중은행들은 9조9230억원어치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듬해 2010년 말에는 18조 9962억원으로 떨어지더니 그 다음해인 2011년에는 25조9603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2014년까지 52조34억원으로 늘어난 오만원권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장수로 계산하면 10억4000만장에 해당하며, 1인당 기준으로 20.6장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많이 찍어낸다 한들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다시 환수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만원짜리 지폐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았을 터, 그렇다면 분명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 지폐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오만원권을 처음 발행하던 2009년에 환수율은 7.3%였습니다.

하지만 해들 거듭하면서 점차 증가세를 보였고 2012년에 이르러서는 61.7%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에 들어서자 48.6%대로 떨어지면서 현재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지하경제에 대한 제재조치로 양성화를 시도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지하경제는 추적이 어려운 현금거래가 주를 이루는데 이때 사용되는 고액원이 오만원권일 거라는 추측입니다.

 

동시에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아직 이렇다 할 명확한 원인규명은 되지 않았지만 상기 추측들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작년 11월에 시행된 금융실명제법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금융권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차명계좌 금지에 대하 처벌강화로 인해 신규가입은 물론 기존 보유자들까지 계좌개설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융거래의 투명성 확보라는 점에서 바람지한 일이지만 역으로 화폐의 자산화를 부추기는 결과도 초래했습니다.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이들 대부분이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면서 오만원권을 활용했다는 추측입니다.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가름하기 위해 금과 같은 실물자신의 가치상승이 바로미터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고액권 지폐까지 경기불황의 지표를 반영하는 기준치로 작용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